Issue & Trend

KMAC가 전하는
CS Insight와
다양한
소식을 만나보세요

인사이트

고객의 데이터로 혁신적인 디지털 고객경험을 만드는 방법

2022.09.30

혁신적인 고객경험은 고객의 라이프 데이터로 인해 개인화된 더 깊은 경험일 수도 있고 디지털 속에서 사람들끼리의 연결, 사물과 서비스 간의 연결, 생태계 간의 연결을 통한 확장된 경험일 수도 있다. 이렇게 디자인된 경험은 우리 고객을 가성비가 중요한 단순 구매자가 아니라 가격을 더 지불하더라도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끌리는, 그리고 그 경험을 더 강하게 하기 위해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충성도 높은 ‘팬’으로 만들어 낼 것이다.

차경진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kjcha7@hanyang.ac.kr

바야흐로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 CX)이 기업의 최고 관심사가 되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CX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고 CX를 담당하는 리더들은 이사회 또는 CEO에게 직접 보고해야 하는 사안으로 여기고 있다. 이렇듯 고객경험이 기업을 차별화하는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 채널의 트랜잭션 양과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CX 조직들은 기존의 업무 방식으로는 디지털 세계에서 새로운 고객경험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기업에 따라 고객경험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어떤 기업은 고객경험을 기존 고객 서비스(CS)의 개선으로 이해하고 CS 품질을 개선하거나 고객의 불만사항을 잘 관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어떤 기업은 고객접점 채널에서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에 집중하는 UI/UX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세계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고객경험을 만들어 내기 위해 기업이 고객의 잠재욕구를 찾아내고 마켓 리서치 기관을 활용해 설문조사를 하거나 구매 리뷰를 중심으로 소셜 리스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 역시 고객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분석하고 기존의 고객가치를 개선하는 데 머문다. 기업이 생각할 수 있는 가설들을 확인하는 수준인 이러한 데이터들은 오히려 고객에게 새로운 의미적 가치를 만들의 내기 위해 필요한 직관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고객의 라이프 데이터를 확인하라

고객에게 새로운 의미를 주는 혁신적인 경험은 우리의 상품·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리뷰 데이터를 본다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라이프를 관찰하는 데서 인사이트가 나온다. 성공한 혁신적인 고객경험들은 머릿속의 수많은 가설과 제품의 기능 개선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보다는 고객의 생각과 라이프가 드러나는 고객의 데이터에서 시작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소비자 조사 방법이라는 것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이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디지털 세계에 남겨놓은 흔적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경험을 만들어 내려면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가지고 있는 페인(Pain : 불편,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에 대한 답은 고객의 라이프 데이터를 봐야 알 수 있다. 어떤 데이터는 고객이 사는 지역, 소득, 성별과 직업에 따른 보편적인 맥락을 보여준다. 또 어떤 데이터는 개인의 환경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달라지는 맥락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TV 시청 로그 데이터, 소비 데이터, 내비게이션에 남아있는 이동 데이터들은 실제 발생한 고객의 행동을 추적하는 것이므로 고객의 행동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고 데이터들을 결합하여 고객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고객의 행동과 성향까지 분석할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를 통한 고객경험 확장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이 남긴 디지털 데이터들이 더해졌을 때 고객경험은 고객의 정신적 세계, 문화적 세계, 물리적 세계, 시스템적 세계에서 더 깊고 넓고 선명하고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첫 번째로 정신적인 세계에서는 각 개인의 고객을 센싱하는 데이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고객 스스로도 잘 모르는 고객의 소득·소비 성향을 분석해서 꼭 맞는 재테크 방법을 추천해 준다던가 고객의 신체 리듬을 데이터로 센싱해서 현재 몸 상태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요리를 추천해 주는 것 등이다. 고객은 더 잘 살고, 먹고, 즐기는 삶에 대한 잠재욕구가 있으며 보편적인 서비스보다는 자신에게 꼭 맞는 잊지 못할 경험을 원한다. 예를 들어 아침 운동으로 5㎞를 뛴 후 아침식사로 먹고 싶은 메뉴가 2~3개 있어 고민이 될 때 고객에게 꼭 맞는 메뉴를 찾아준다면 어떨까. 이런 개인화된 경험은 고객이 아침 운동을 할 때마다 헬스워치를 잊지 않고 착용하고 그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냉장고의 푸드 스타일러에게 연동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더 넓은 문화적인 세계의 경험이다. 디지털 세계에서 고객들은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건 번거로워하지만 비슷한 맥락이나 비슷한 페인이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강하다. 디지털 세대들은 오늘 구입한 청바지를 어떻게 스타일링하는 게 좋을지 물어보고 좋은 스타일을 자랑하고 공유하기 위해 여러 개의 오픈 채팅방에 가입한다. 이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사람들을 만나러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만약 의류 스타일러가 도어의 거울에서 스타일을 공유하고, 비슷한 스타일의 사람들끼리 연결해 주며, 서로 상대방의 스타일을 조언하고, 더 나아가 서로 아이템 교환까지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이런 경험은 단순히 스타일러가 옷의 먼지와 바이러스를 제거해 주는 기능적 가치가 아니라 이 스타일러를 사면 내가 패션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고 더 나은 패션 피플이 된다는 의미를 줄 수 있는 경험적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물리적인 세계에서는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얼마나 잘 활용하여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5개월 전에 산 헬스워치가 지난 5개월 동안 나의 건강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을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경험이나 5개월 동안 이 헬스워치를 산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의 건강지수는 상위 몇 %인지 측정 가능한 물리적 수치들을 보여주는 경험이 이에 해당한다. 선명한 경험은 시각뿐만 아니라 때로는 다른 오감을 자극하면서도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헬스워치를 차고 뛸 때 내가 계속 심박수를 보면서 뛰는 건 힘든 일이지만 내 심박수가 권장 수치를 넘어설 때마다 진동이나 소리로 알람을 점점 더 크게 해주는 경험은 헬스워치의 가치를 물리적으로 더 선명하게 느끼도록 하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는 시스템적 세계에서의 더 큰 경험이다. 이것은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간의 연결, 더 나아가 집에서 처리 못하는 드라이 클리닝을 위한 O2O 서비스와의 연결 또는 당근마켓과 비슷한 구조의 패션피플 의류 물물교환 플랫폼과의 연결 등이 일어나서 고객들이 보다 더 쉽고 매끄럽게 연결된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런 연결된 경험을 잘 만들어 내는 회사가 바로 디즈니다. 디즈니랜드 테마파크는 일찌감치 매직밴드 서비스를 론칭했다. 고객은 종이 티켓 대신 매직밴드로 입장하고 디즈니랜드 상품을 구매하며 레스토랑에서도 매직밴드로 터치해서 결제한다. 심지어 디즈니랜드 리조트나 호텔에서도 객실 열쇠 대신 매직밴드로 객실 문을 연다. 이렇게 디즈니랜드에서의 전체 여정을 연결하는 매직밴드는 고객의 이동 경로별로 구매 및 이용 경험 모두를 데이터화할 수 있게 해주는 사물인터넷 기기라고 할 수 있다. 고객 몇 명이 누구와 동행해서 어떤 놀이기구부터 타고 어디서 시간을 많이 보냈는지 등과 같은 고객의 모든 행동을 기록으로 남겨준다. 고객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모니터링한 이 데이터는 렌터카, 비행기, 열차 예약 서비스와도 연결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디즈니플러스 OTT 플랫폼의 데이터와 결합되어 고객의 성향과 관심도를 바탕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더 깊은 경험을 위한 콘텐츠를 추천해 줄 수 있다. 독립적으로 저장되고 분석되던 데이터들이 자연스레 고객을 기준으로 통합되어 연결되면 그 분석 결과가 주는 경험은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더 큰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