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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CX의 중요성과 측정

2025.09.30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는 고객이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가 구조적으로 달라졌다. ‘디지털 고객경험(CX)’ 관리는 단순히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 여정에서 도출된 통찰을 바탕으로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와 그 전달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고 혁신하는 전략적 실행 체계로 작동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작동시킨 기업만이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미래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최형용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 교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기업과 고객 사이의 접점은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고객은 이제 매장에서뿐 아니라 앱,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챗봇, 고객센터 등 수많은 디지털 채널을 넘나들며 브랜드와 상호작용한다. 고객경험(CX)은 모든 접점에서 이루어지며, 각 여정에서의 경험의 질이 기업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좌우한다.
디지털 CX는 단지 온라인상의 편리함이나 고객 접점에서의 자동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고객이 디지털 환경에서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며 느끼는 모든 인식과 감정, 기대와 반응을 의미하며 기업과 고객 간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디지털 CX를 향상하기 위해 기업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고객 기대를 이해하고, 중요한 순간마다 일관되고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며,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험을 디자인하여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고객이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가 구조적으로 달라졌다. 이에 따라 기업은 CX를 이해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고객은 이제 특정 접점이나 채널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객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에서 제품 정보를 검색하며, 소셜미디어에서 브랜드 후기를 확인하고, 챗봇이나 고객센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때 앱의 로딩 속도나 버튼의 배치, 상담 메시지의 말투, 배송 알림의 타이밍 같은 UI 요소뿐 아니라, 고객이 어떤 기능에서 반복적으로 멈추는지, 어떤 키워드를 자주 검색하는지, 어떤 문의가 챗봇에서 해결되지 않고 상담사로 전환되는지 등 고객이 다양한 디지털 접점에서 보이는 상호작용과 행동 패턴은 브랜드에 대한 인식과 감정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CX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기업은 단순히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환경의 고객 여정 전반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각 접점의 경험을 맞춤화하여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와 맥락을 이해하는 분석 역량뿐 아니라, 실행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 인프라와 조직 운영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데이터로부터 통찰을 얻고, 그 통찰을 빠르게 서비스 설계와 운영에 반영하는 기업만이 진정한 디지털 CX를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은 고객 충성도와 경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쟁우위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된다.
디지털 CX를 디자인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최신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서 좋은 경험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CX 설계는 고객의 사용 맥락과 기대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고객은 어떤 목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는가. 그 과정에서 무엇이 그들을 멈추게 만들고 무엇이 계속 머물게 하는가.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순간(Moment That Matters)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선명할 때 기술은 목적을 구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즉 디지털 CX 전략은 고객으로부터 시작해 기술로 이어져야지 기술을 먼저 두고 고객을 끼워 맞춰서는 안 된다.
또한 디지털 CX를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객경험을 정교하게 측정하고 분석하는 체계가 필수적이다. 고객경험은 다양한 접점에서 형성되는 인식과 감정의 총합이며, 디지털 환경에서는 그 흔적이 데이터로 남기 때문에 고객경험에 대한 측정과 분석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고객이 특정 화면에서 오래 머무르다 이탈하거나, 검색을 반복하다 구매를 포기하거나, 챗봇과의 대화 도중 상담원 연결을 요청하는 행동은 모두 불편, 혼란, 기대 불일치를 나타내는 신호다. 기업은 이러한 행동 데이터를 단순한 이벤트 로그로 보지 말고, 고객의 심리 상태와 경험의 질을 보여주는 단서로 해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어떤 접점에서 경험의 흐름이 끊기고, 어떤 상황에서 고객이 긍정적·부정적 감정을 느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곧 서비스 개선의 실질적 근거가 된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고객경험 데이터를 의미 있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CX를 측정하는 지표 체계가 정교화되어야 한다. 고객 여정의 각 단계별로 체류 시간, 이탈률, 전환률, 과업 완료 시간, 과업 완료율, 응답 속도, 처리 정확도 등을 분석함으로써 고객경험의 전체적인 흐름을 가시화할 수 있다. 또 핵심 접점에서는 만족도나 노력 점수(CES) 같은 정성 지표를 병행해 고객의 감정과 태도를 함께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수치는 수치일 뿐, 그 이면의 맥락을 읽는 해석력이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객만족도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그것이 어떤 채널에서, 어떤 유형의 고객에게,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단순히 점수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평가가 나왔는지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정량적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성적 데이터, 즉 고객이 직접 남긴 피드백, 리뷰, 콜센터 상담 내용,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은 고객의 감정과 기대, 가치 판단이 가장 생생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이러한 비정형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해석에 한계가 있을 경우, 고객이 느낀 불편의 원인이나 기대와 실제 경험 사이의 차이를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심층 인터뷰나 사용자 관찰을 병행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디지털 CX는 ▲데이터/기술 ▲프로세스 ▲조직 ▲인재/문화 ▲전략이라는 다섯 가지 축이 고객의 니즈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기업은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니즈와 반응을 감지(Sense)하고, 이를 분석(Analyze)해 인사이트를 도출한 뒤, 전략적 방향에 따라 신속히 의사결정(Decide)하고, 조직과 프로세스를 통해 이를 실행(Act)해 야 한다. 특히 가치 전달(Deliver) 단계에서는 고객이 어떤 채널을 통해 접속하든 동일하고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채널 환경을 구축하고, 고객의 니즈와 선호에 기반한 개인화된 정보, 서비스, 보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후 고객 반응과 성과를 측정(Measure)하고, 학습(Learn)을 통해 다시 설계와 실행으로 이어지는 지속적 개선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디지털 CX 관리는 단순히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 여정에서 도출된 통찰을 바탕으로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와 그 전달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고 혁신하는 전략적 실행 체계로 작동해야 하며, 이 체계를 제대로 작동시킨 기업만이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미래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