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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테크로 열어가는 새로운 고객만족의 시대

2024.10.28

우리나라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고령 친화 산업과 에이지테크(Age-Tech : 고령 친화 기술)가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은 시니어 세대를 위한 내수 시장 형성을 의미하며 시니어 소비자는 새로운 소비 주체로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선 경희대학교 노인학과 교수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시니어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었고, 2025년은고령화율 20%인초고령사회에진입하는티핑포인트가되는해다. 시니어인구는 2030년에는 1300만명(총인구의 25%), 2040년에는 1700만명(34%)으로전망되어현재 MZ세대와유사한큰규모를차지하게된다. 이는 단순한 인구 통계의 변화를 넘어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시프트를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등장이다. 이들은 건강하고 경제력을 갖추었으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을 지닌 세대로, 수동적 돌봄의 대상이 아닌 능동적 핵심 소비 계층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이 그룹의 중심에 있으며 이들의 높은 구매력과 소비 의지는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기존 노인 세대와는 다른 소비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새로운 경험과 학습에 대한 욕구가 높다. 또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적응력도 높아 스마트 기기와 온라인 서비스 사용에 거부감이적다. 이러한 특성은 에이지테크 시장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령 친화 산업의 새로운 지평, 실버 이코노미

고령 친화 산업은 단순한 실버 산업을 넘어 ‘실버 이코노미(Silver Economy)’라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다. 용품, 의약품, 화장품부터 요양 서비스, 금융·자산관리 서비스, 문화·여가·운동 서비스, 주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고령 친화 식품 등 신산업 영역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경희대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의 전망에 따르면, 고령 친화 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까지 성장한다. 소비자 연령을 중고령층인 45세 이상까지 확대하면 239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증가율 13%라는 높은 성장세는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기업, 산업에서 고령 친화 산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사업 진출 준비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실버 이코노미의 성장은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미국, 아시아, EU 순으로 실버 이코노미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산업육성에 힘쓰고있다. 특히아마존, 구글, 파나소닉,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은 생태계를 구축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이지테크, 고객만족의 새로운 패러다

에이지테크는 실버 이코노미의 핵심 동력이자 시니어 고객의 만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키는 핵심 요소다. 정부도 에이지테크의 중요성을 인식해 국정과제, 2023년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 계획, 2024년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대책 및 시니어 레지던스 대책 등을 제시하며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에 필자가 속해 있는 경희대 ‘BK21 에이지테크교육연구단’은 시니어 고객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에이지테크에서 주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을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첫째, 시니어의 독립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자립생활기술(Aging In Place Tech)’이다. 스마트홈과 시니어 주거 기술은 활동 감지 센서와 가스 누출 경보 등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는 당뇨와 혈압 관리 등 건강 모니터링 및 관리의 용이성을 높인다. 체력 유지 및 재활을 돕는 운동·재활프로그램은 시니어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며 AI를 통한 정서 지원 감성 기술은 외로움과 소외감을 줄인다.

둘째, 노인돌봄종사인력을위한 ‘돌봄기술(Care Tech)’이다. 대표적으로 돌봄 로봇은 미래 돌봄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분야로 이승 보조, 욕창 예방, 식사 보조, 모니터링, 목욕, 이동, 유연착용, 커뮤니케이션 로봇 등이 있다.

필자는 이승 보조 로봇 등 돌봄 로봇에 대한 실증 연구를 수행했는데 노인 돌봄 인력의 신체적·정신적부담을 경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로봇 이용 의향도 84%에 달할만큼 높았으며 이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시니어의 ‘디지털리터러시’를 높이는 접근도 중요하다. 2024년 진행한 경희대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니어 소비자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아지고 에이지테크를 이용하고자 하는 의향도 높아졌다. 이는 시니어들의 디지털 소외문제를 해소하고 정보화 시대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다.

반면 디지털 헬스케어, 인터넷 금융·결제등은 여전히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최종 사용자인 고령자와 돌봄 종사 인력 중심의 제품 개발과 서비스 모델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중요하다.

이러한 에이지테크의 발전은 시니어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 에이지테크는 시니어의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향상하며 이는 곧 고객만족도 증가로 이어진다. 기업은 이러한 에이지테크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을 통해 시니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고객만족의 새로운 기준

에이지테크의 적극적인 도입은 앞으로 기업의 전체적인 고객만족도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시니어 고객층이 급격히 증가하며 이들의 만족도가 전체 고객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지테크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사용편의성을 높이고 시니어의 특수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기업은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기업은 에이지테크를 전략적 투자 대상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시니어 고객의 니즈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고령 친화 기술에 대한 투자와 혁신은 단순히 사회적 책임의 차원을 넘어 미래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전략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급변하는 인구 구조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며 동시에 시니어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지테크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1000만 시니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동력이 될 것이다. 이제 에이지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이를통해 우리는 모든 세대가 함께 번영하는 포용적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