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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와 고객만족
2021.09.30
갤럽은 MZ세대가 조직에 바라는 것들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MZ세대는 ESG를 원한다(Younger generations want ESG).” 종업원으로서, 소비자로서, 투자자로서 MZ세대의 지향점에 모두 ESG가 놓여 있다. MZ세대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대로 된 ESG경영을 실천하여야 한다.
신현암 팩토리8 대표 | nexio@factory8.org
기업의 존재 의의(Purpose)는 무엇일까. 이익일까, 영속성(Going Concern)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다른 조직의 존재 의의를 떠올려 보자. 병원이 존재하는 이유는 환자를 돌보기 위함이다. 군대가 존재하는 이유는 나라를 지키기 위함이다. 그런데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를 이윤을 창출하기 위함이라고 하면 뭔가 어색해 보인다.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존재 의의는 고객 창출”이며 “이윤은 그 결과”라고 주장하였다. 고객을 창출한다는 것은 고객의 니즈(Needs)를 유효 수요(Effective Demand)로 전환함을 의미한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면서 ‘아! 누군가 아침 일찍 내가 원하는 제품을 배달해 주었으면’이라는 니즈가 생겼다. 그러자 몇몇 업체들이 새벽 배송을 시작했고, 소비자는 고마워 하면서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 니즈가 유효 수요로 전환된 것이다. 내가 만든 제품, 서비스, 지식을 재화를 주고 구매하는 사람이 고객이다. 고객이 만족하면 반복 구매를 하고 주변에 입소문을 내준다. 만족하지 못하면 조용히 떠난다. 고객만족이야말로 우리 앞에 놓인 절체절명의 과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객이 바뀐다. 남진, 나훈아에 열광하던 베이비붐 세대는 그 화려했던 자리를 BTS와 블랙핑크에 환호하는 MZ세대에게 물려주며 떠나고 있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04년 사이에 태어난 인구는 대략 18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청년 세대가 많은 국가들이 꽤 있어 MZ세대의 인구수가 60%를 훨씬 넘은 것으로 나타난다. 가히 MZ세대 전성시대다. 이들의 속성을 모르고 사업한다는 것은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MZ세대가 조직에 바라는 것들
2021년 3월 갤럽(Gallop)은 ‘MZ세대가 조직에 바라는 4가지’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미국에서 MZ세대는 정규직의 46%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성향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첫째, MZ세대들은 조직이 직원들의 웰빙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 일과 생활의 균형을 요구한다. 그들은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그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길 원한다. 육아는 당연히 엄마 아빠가 함께한다. 회사에서 장시간 일하고, 그래서 승진하고, 오래 근무에서 월급 오래 받고…. 이렇게 생각하는 MZ세대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둘째, MZ세대는 자신이 소속된 조직이 윤리적이길 원한다. 과거에는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밝히고 지적하기보다 감싸고 옹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것이 로열티(Loyalty)이며, 이에 어긋나게 행동하면 배신자 취급을 당했다. 과거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요즘은 회사에 문제가 있을 때 MZ세대 직원이 더 강하게 조직을 비난한다.
셋째, MZ세대는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개방적인 조직을 원한다. 이들은 어떤 사안이 있을 때 객관적인 근거를 요구한다. 이 또한 조직을 불신하고 매사에 꼬치꼬치 따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런 것은 아니다. 상대를 신뢰해도 객관적인 데이터를 검증하려는 성향이 높을 뿐이다. 넷째, MZ세대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적인 조직을 원한다. 이 항목을 갖추지 못하면 좋은 인재가 떠나고 좋은 인재를 받지 못한다는 쇼크에 처하게 된다. 4가지 분석을 마친 뒤 갤럽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MZ세대는 ESG를 원한다(Younger generations want ESG)”는 것이다. 갤럽의 조사 결과 외에 MZ세대의 특성을 몇 가지 더 살펴보자. MZ세대는 자기 회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가 사회에 더욱 기여하길 원한다. 환경 오염을 최소화시킨 제품 생산 공정, 장애인을 배려한 제품 디자인 등에 대해 기존 직원보다 훨씬 큰 자부심을 갖는다.
이 항목은 ESG에 직결되어 있다. 환경을 고려하는 제품, 생산공정 개선은 환경(E) 그 자체이다. 장애인 배려도 사회(S)의 공정성에 해당하는 항목이다. 소비자로서의 MZ세대는 어떠한가. ‘미닝 아웃’이란 용어가 있다. ‘신념(Meaning)’과 ‘나오다(Coming out)’의 합성어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드러내는 활동’을 말한다. ‘보이콧(Boycott)’ 대신 ‘바이콧(Buycott)’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적극적으로 구매해 주자는 뜻이다. 이와 유사한 용어로 ‘돈쭐’이라는 표현도 있다. 착한 기업의 제품을 사줘서 ‘돈으로 혼내준다(돈+혼쭐)’는 뜻이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행위)도 MZ세대의 용어다. 종합해 보면 의미 있는 소비에 큰 비중을 둔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어떤 것이 의미 있는 소비이겠는가. 결국 ESG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의미 있는 소비가 된다.
기업이 제대로 된 ESG경영을 해야 하는 이유
그런데 MZ세대는 조직 구성원, 소비자로서만 존재할까. 그렇지 않다. 눈여겨보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투자자로서의 MZ세대이다. 블랙록을 이끌고 있는 래리 핑크의 2019년 연례 서한을 살펴보자. “현재 노동인구의 약 35%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이 일하는 기업, 제품을 구입하는 기업, 그리고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발언권을 늘려가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인구가 늘어나니 그만큼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10조 달러의 돈을 굴리는 블랙록이 부자도 아닌 밀레니얼 세대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서한의 뒷부분에 답이 나온다.
“우리는 24조 달러 규모의 베이비붐 세대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부의 이전을 목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부의 이전과 투자 선호의 변화로 기업 평가에서 환경·사회·거버넌스(ESG) 요소가 점점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됩니다.” 블랙록은 향후 주력 투자자로 부상할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기 위해 ESG를 강조한 것이다. 2020년 초부터 시작된 ESG 신드롬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한순간의 유행으로 보기에는 미래 사회의 주역인 MZ세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종업원으로서, 소비자로서, 투자자로서 MZ세대의 지향점에 모두 ESG가 놓여 있다. MZ세대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대로 된 ESG경영을 실천하여야 한다. 하긴 고객만족을 넘어 지구에도, 사회에도 좋은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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