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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만족을 넘어 ‘팬슈머’를 만들어라
2024.10.28
고객만족을 향상시키는 것은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한 과제다. 그런데 고객이 기업의 팬이 된다면 어떨까. 기업은 고객을 열정적인 팬으로 만드는
‘팬슈머(Fansumer)’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팬슈머 전략은 단순한 마케팅 기법을 넘어 기업의 핵심 가치와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승윤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 건국대학교 교수
팬슈머는 열정적인 브랜드의 지지자 ‘팬(Fan)’과 소비자라는 뜻의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최근 기업들이 새로운 소비 계층인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 MZ세대를 대상으로 팬덤 만들기에 열을 올리며 만들어진 신조어다.
기업이 성공적으로 소비자를 팬으로 만들 때 누릴 수 있는 수많은 긍정적인 효과들이 존재한다. 팬은 일반 소비자들에 비해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더 품질 좋은 제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 향상뿐만 아니라 고객만족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팬슈머들은 브랜드에 대한 강한 애착을 바탕으로 주변인들에게 자발적인 추천을 하는 경향이 있다.
팬슈머의 대표적인 사례로 아이스박스계의 샤넬 혹은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이스박스 브랜드 예티(YETI)를 들 수 있다. 일반적인 아이스박스가 2만~3만 원에 판매되는 반면, 예티 제품은 약 40만 원(300달러)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티는 고품질 제품 생산에 주력하면서 영향력 있는 아웃도어 가이드를 제공하고 지역 어부들을 ‘예티 앰배서더(YETI Ambassadors)’로 임명하여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일반 소비자를 팬슈머로 전환시키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추종하고 싶은 신념
첫째, 소비자들이 추종하고 싶어 하는 세계관, 철학, 신념을 형성하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는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에 집중하는데 이들을 팬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추앙하고 싶은 신념, 가치관, 문화를 브랜드가 만들어 내야 한다.
애플이 세계 최대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을 만든 것이 소위 ‘앱등이’라고 불리는 애플 팬보이(Apple Fanboy) 집단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애플에 팬보이들이 생겨난 계기를 1997년 진행한 ‘싱크 디퍼런트(Think Different)’ 캠페인으로 꼽는다.
이 캠페인은 피카소, 마틴 루터 킹, 마리아 칼리스, 마하트마 간디, 찰리 채플린, 존 레논 같은 ‘당연한 것’들을 거부하고 새로움에 도전하며 ‘괴짜’라고 불리던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애플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애플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테슬라도 ‘테슬람(Teslam)’이라는 강력한 팬층이 있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지만 고객들이 제품 사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테슬라의 핵심 비전인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To Accelerate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Energy)’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이를 통해 고객들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닌 미래형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혁신 기업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라
둘째, 소비자를 단순한 제품 사용자가 아닌 기업과 적극 교류하는 능동적 주체로 만드는 것이다. 기능에 기반한 경험은 경쟁사가 그 기능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깊이 있는 정서적 교류를 통해 만들어진 애착심은 쉽게 대체될 수 없다.
이케아(IKEA)의 ‘제품 해킹’ 문화는 이러한 전략의 좋은 예다. 이케아 팬들은 제품을 정해진 방식대로 조립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조립하거나 변형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만 그 결과로 탄생한 제품을 통해 더 큰 만족감을 느끼며 팬으로 변모해 간다.
레고(LEGO)의 ‘레고 아이디어스(LEGO IDEAS)’ 플랫폼도 비슷한 접근법을 보여준다. 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레고 팬들은 자신의 작품을 업로드하고 다른 팬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상호작용한다.
또한 투표를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는 실제 제품으로 출시될 기회를 얻는다. 이를 통해 레고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레고 팬 디자이너(LEGO Fan Designer)에 도전하도록 하며 레고 팬 디자이너를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노출하는 인지적 보상을 준다. 이를 경험한 소비자는 강력한 팬덤이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고객만족 패러다임
팬덤 마케팅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소비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MZ세대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환경, 젠더, 인권, 윤리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가진 집단(Generation with Voice)이다. 이들은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 즉 제품이 단순하게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서서 매력 있는 철학 신념을 가지기를 바란다.
동시에 좋아하는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많은 혁신 기업들이 제품 개발의 전 과정에서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기 아이디어 수집부터 제품 완성 그리고 홍보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참여시켜 팬층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처럼 팬슈머는 MZ세대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향상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깊이 있는 관계 구축을 통해 팬슈머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면 이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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